영 현 재
Prolog
영현재(永賢齋)는 건축주분의 손자들 이름에서 한 자씩을 따서 지은 당호입니다. 경기도 양평 끝자락, 단월면에 자리한 이곳은 서울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임에도, 깊은 산자락에 둘러싸인 심산유곡의 풍광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대도시 가까이에 이처럼 고요하고 원초적인 자연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집을 짓는 과정은 결국 건축주와 설계자의 공동 작업입니다. 그래서 건축은 언제나 최종적으로 건축주의 모습으로 귀결됩니다. 취향과 삶의 태도, 그리고 공간에 대한 기대가 건축이라는 형태로 응축되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영현재의 모습은 외유내강(外柔內强)합니다.단아하면서도 품위 있는 외관, 그리고 내부로 들어서면 군더더기를 모두 덜어낸 팀버프레임 구조가 담담하면서도 당당하게 공간을 지탱합니다. 구조에 꼭 필요한 부재만으로 구성되었음에도, 그 안에는 팀버프레임 본연의 힘과 아름다움이 절제된 방식으로 드러납니다.
Layout
구조는 서양식 중목구조, 팀버프레임 형식이고 레이아웃은 랜치 스타일(Ranch Style)의 형식을 빌렸다. 약 1,000평에 이르는 넓은 부지였고, 건축주는 과도하지 않은 규모의 주택을 원했기에 굳이 2층으로 계획할 필요는 없었다. 박공형 본동과 그보다 작은 박공 형태의 침실동을 회랑으로 연결한, 단순한 “T”자형 구성이다.
단순한 것이 힘이 좋다.
본동의 메인 박스에는 다이닝, 주방, 거실을 하나의 지붕 아래에 두고, 칸막이 없이 일렬로 배치해 개방적인 단일 공간으로 만들었다. 형태만 보면 농가의 창고를 연상시키는 단조로운 박공 구조이다.
건물은 하나의 덩어리로 묶지 않고 본동과 침실동으로 나눈 뒤 회랑으로 연결했다. 이는 디자인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주택의 쓰임새를 고려한 구성이다. 그 결과 동선에는 리듬이 생기고, 회랑을 지나며 사계절마다 달라지는 마당의 풍경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Style
스타일의 컨셉은 인더스트리얼리즘이다.
오래된 창고가 지닌 거친 질감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담고 싶었다.
옛날 창고 건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붉은 고벽돌로 외장을 마감했다. 고벽돌이 주는 묵직한 존재감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이 있는 표정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리고 그 위를 덮는 삼각형 지붕에는 티탄징크를 적용하였는데 세월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변색되는 금속면의 미묘한 변화도 이 집의 일부가 되게 하는 것이 의도이다. 이 집이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고 시간이 지나며 더 깊어지는, 그림 속 소품처럼 하나의 풍경으로 남길 바랐다.
Detail
외장
고벽돌 반장(0.5B) 치장쌓기를 적용했다. 본동은 영국식 , 게스트동은 불란서식 쌓기 마감.
0.5B를 1B 쌓기처럼 쌓으려니 마구리로 놓이는 벽돌은 죄다 반장으로 잘라내어 쌓았다. 고풍스럽고 거친듯한 텍스처가 건물과 잘 어울린다.
지붕
본동은 티타늄 징크, 게스트하우스는 천연 돌기와로 마감했다. 본동의 티타늄 징크는 일반적인 거멀접기가 아닌 각재심기로 시공.
게스트하우스에는 천연 돌기와를 시공하였는 데. 천연 슬레이트 기와는 유럽에서 전통적으로 높은 지붕각의 지붕에 주로 적용하는 재료이다.
처마
처마는 되도록 낮고 길게 하고 싶었다. 날을 세운 처마는 수평으로 이어져 벽체와 만난다. 가로로 넓은 거실 창은 처마하단에서 직접 붙도록 하였다. 조적 인방이 지워졌다다.
비가 오면 여기에 스툴을 놓고 앉아서 내리는 비를 바라본다.
데크
데크는 전원주택에 없어선 안되는 필수 요소다.
3계단의 플로팅 데크. . 플로팅 데크를 위하여 콘크리트 타설을 3회에 걸쳐서 했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지만 결과는 마음에 든다.
표면 마감은 콘크리트 폴리싱으로 처리하였다.
Frame Analysis
프레임의 제안 3제
팀버프레임 건축의 특징은 같은 단면의 건물도 다양한 프레임으로 설계 가능 하다. 보통 설계할 때 대략 5~6 가지 프레임을 물망에 올려 검토한 후2~ 3가지 프레임을 프레젠테이션 한다.
이번엔 퀀포스트 구조, 해머빔 트러스, 씨저 트러스 등 3가지 프레임을 제시하여 씨저 트러스로 결정되였다.
씨져트러스는 중간의 기둥이 없는 비교적 큰 스판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씨져트러스의 여러 부재가 정교하게 짜여 기하학적인 구조를 형성한다. 이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경이로움과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또 이번 프레임에서는 벤트와 펄린으로 천장마감을 끝내지 않고 펄린 위에 추가로 서까래를 두었다. 장점은 천장에 깊이와 두께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천장은 높은 천정고와 어울려 공간감을 만든다.
Scissors Truss
씨저트러스는 내측의 하부 부재(bottom chord)가 위로 경사져 있어 천장의 경사와 함께 천장을 따라 올라가는 형태를 가지며, 그 모습이 가위(scissors)를 닮았다고 씨저 트러스라 한다.
Scissors Truss(시저 트러스)는 천장이 경사진 형태의 실내 공간, 특히 천장(cathedral ceiling) 또는 경사지붕이 실내로 노출되는 구조에서 사용한다. 단순한 목적은 경사면 보다 짧은 부재를 활용하여 넓은 스판을 만든다는 것이다. 몇가지 변형된 형식이 있으며 일반 트러스에 비해 내부 공간이 개방적이고 아름다운 경사 천장을 제공한다. 무거운 보 없이도 경사진 천장을 실현할 수 있어 목구조 건축에 적합하다. 하지만 단순한 삼각 트러스에 비해 제작과 설계가 복잡하고 정확한 계산이 필요하며 이에따라 제작비 및 설치비가 더 높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트러스는 기둥(Post)과 더불어 벤트(Bent)를 형성한다. 이 벤트는 펄린(Purlin)으로 엮어 베이 (Bay)를 만드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영현재 본동은 기본적으로 4 Bent 3Bay 구조이다. 그런데 벤트 간격이 넓다 보니 1,2번 베이 사이에 트러스를 한개씩 더 추가했다. 그리고 다락을 만드는 서측의 두 벤트는 킹포스트로 짰다. 2층 다락에서의 시야와 2층 화재진입 창호규격을 고려함이다.
그 외 프린시펄 래프터 (Principal Rafter)위에 펄린에서 끝나는 영국식 가구구조가 아닌 펄린위에 래프터를 다시 얹는 독일식 지붕틀 구조를 채택하였다. 물론 전통적인 프레임을 모티프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레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