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 010-3669-4148
Fax. 0504-841-6781
E-mail. barnhouse@naver.com
Addr. 1202-404. tanhyundong, Ilsan seo-gu, Goyang, Korea

   


    B l o g 











    


    The burden lies upon the shoulders of each person for thier indivisual growth and righteouness.        2000. 09


영현재

관리자
2025-02-21
조회수 277


영현재




프롤로그.

영현재는 건축주의 손자분들 이름에서 한 자씩 가져와 지은 당호이다. 

경기도 양평 끝자락 단월면에 위치하고 있다. 

대도시 서울에서 한 시간여 남짓에 이런 심산유곡의 풍광이 있다는 것은 경이롭다. 


집을 짓는 과정은 결국 건축주와 설계자와의 공동 작업이다. 

서로 의견을 제시하고 다듬고 고쳐나가고 하며 오랜 시간 토의를 거쳐 최종 도면을 확정한다. 

영현재는 건축주의 바람과 내 자신이 평소 가지고 있던 몇몇 이미지로부터 출발하여 약 2년 반의 시간이 걸려 완성되었다.

여기에서 이미지는 디자인이나 형태에 국한하지는 않는다. 


초기 설계 프리젠테이션에서 제시한 Alt. 퀸포스트 스텐딩 스트럭처.





레이아웃

구조는 서양식 중 목구조 팀버프레임 주택이다.  

레이아웃은 랜치 스타일( Ranch Style)의 형식을 빌렸다.  

렌치스차일은 시골 농가 주택을 말한다.  

농가 주택이다보니 넓은 부지를 확보하여 본동과 창고 등 별동으로  나누어 짓고 단층이 선호된다. 

확보된 전체 부지면적이 1,000여평으로 넓직한 부지였고 그리 넓지 않은 평수의 주택을 원하셨기에 궂이 2층으로 올릴 필요는 없었다.  

박공형 본동과 그 보다 작은 사이즈의 박공주택이 회랑으로 연결된 " T"자형의 단순한 형태이다.  

단순한 것이 힘이 좋다. 

팀버프레임이 가진 독특한 공간감을 온전히 살리려면 긴 길이의 에일 (Aisle, 전통건축식으로는 보칸)이 필요하다.  

단순한 박스형태의 박공 건물로 설계하는 것은 그런 의도 중 하나다.  

본동의 메인 박스는 다이닝과 주방 그리고 거실의  공간 배치를  한개의 지붕안에  칸막이 없이 일렬로  두어  전체적으로  개방적인 단일 공간으로  만들었다. 

형태적으로 보면 아주 단순한 구조이다.

팀버프레임으로 이루어진 천장고 높고 개방된 공간.  

농가의 창고 같이  단조로운 박공의 박스 형태이지만 내부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넓은 거실창들을 통해 바깥 풍경을 끌어들이고 함께 들어오는 빛과 어우러져  공간을 보다 넓게 느끼게한다.  


천장을 만드는 목구조 트러스는 이 공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직관적으로 설명을 한다. 


건물은 전체적으로 T자형이다.  

그런데 한동으로 담지 않고 건물을 본동과 침실동으로 분리시킨 다음 회랑으로 연결 시켰다.  

그러니까 공간에 리듬과 재미가 생겼다. 

본동과 별동으로 분리한 것은 주택의 쓰임새에 대한 고려이다.

연결되는 회랑부에 앞뒤로 유리 미닫이를 설치하여 주택을 우회하지 않고 건물과 앞, 뒷마당으로 진출입이 편하게 되었다. 

회랑을 지나며 철철이 변하는 마당의 풍경을 지켜 보는 것 또한 큰 즐거움이다.


설계 초기에는 이 회랑 부분을 현관으로 해볼까 하는 고려도 잠깐 했었다. 


본동과 마스터룸을 연결하는 유리회랑.


게스트 하우스 전경



스타일

스타일의 컨셉은 인더스트리얼리즘이다. 

클래식 팀버프레임에 걸맞는 스타일이며 밖으로는 오래된 창고가 지닌 거친 질감과 견고한 아름다움을 담고 싶었다. 

인천의 옛 대한통운 창고나, 성수동 대림창고처럼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공간을 모티프 삼았다.  

잠깐의 유행이 아닌 세월이 흘러도 건물이 자신의 색깔을 간직하길 바랐다.  

이곳에서 시간이 그냥 흐르는 것이 아니라 켜켜히 쌓여가길 바란다. 


그런 의미로  옛날 창고 건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붉은 고벽돌로 외장을 마감했다. 

고벽돌이 주는 묵직한 존재감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이 있는 표정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리고 그 위를 덮는 삼각형 지붕에는 티탄징크를 적용하였는데 세월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변색되는 금속면의 미묘한 변화도 이 집의 일부가 되게 하는 것이 의도이다. 

집 외관의 형태는 아주 단순하다. 

그 단순성이 주택 내부의 프레임을 더 강렬하게 만들어 준다. 

팀버 프레임 목구조  특유의 선명한 골격이 공간을 지배하며, 노출된 목재의 부드런 결이 실내와 대비를 이루어, 단단한 창고 같은 이미지에 목재의 따스한 온기가 더해지게 될 것이다. 

이 집이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니고 시간이 지나며 더 깊어지는, 그림 속 소품처럼 하나의 풍경으로 남길 바랐다. 


2층 다락방


디테일

건축가라면 누구나 꼭 해보고 싶은 디테일이 있다. 

보통 사람들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이라도 여러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목수로써 평소에 하고 싶었던 시도들을 이번 현장에서 실현했다.




외장 벽돌 조적 : 고풍스럽게

고벽돌 치장쌓기는 벽체에서 50mm 공간을 두고 반장(0.5B) 치장쌓기를 적용했다. 본동은 영국식 쌓기, 게스트동은 불란서식 쌓기로 차별화 하였다. 

0.5B를 1B 쌓기처럼 쌓으려니 마구리로 놓이는 벽돌은 죄다 반장으로 잘라내어 쌓았다. ( 참고로 명동 성당이 영국식 쌓기이고 정동교회와 채부동 교회가 불란서식 쌓기이다. ) 일반적인 반장 쌓기는 어딘지 모르게 정이 안가는 디테일이라 궂이 1B쌓기 처럼 쌓았다. 고벽돌로 영국식 쌓기를 하니 의도한대로 한 10년은 된 창고처럼 보인다. 고풍스럽고 거친듯한 텍스처가 건물과 잘 어울린다.  

 거친 질감과 음영을 내려 메지는깊게 넣었고 칼자국이 보이지 않게 브러싱 처리 했다.  조적 완료 후 고벽돌 특유의 석회 몰탈 자국을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세척작업 후 발수제를 시공하였다.   





지붕-티타늄 징크와 돌기와.

본동은 티타늄 징크, 게스트하우스는 천연 돌기와로 마감했다.  본동의 티타늄 징크는 일반적인 거멀접기가 아닌 각재심기로 시공 하였는 데 시공 전 시공팀과 한달정도 시방 디테일로 상의 하였다. 추가비용 지급을 약속 했는데도 왜 이렇게 안되는 것이 많은지... 겨울 공사여서 시공팀이 많이 고생한 기억이 난다. (국회의사당, 명동성당이 동판 각재심기인데 내가 알기로는 당시에는 기계를 사용하는 거멀접기 시방이 없었던 것 같다.)  고전적 스타일에는 각재심기의 이미지가 걸맞는 디테일이라 판단 했다. 굵은 세로 선이 두터운 볼륨감을 주어  중후한 느낌이라 고벽돌의 조적 벽체와 잘 어울린다. 

게스트하우스에는 천연 돌기와를 시공하였는 데. 천연 슬레이트 기와는 유럽에서 전통적으로 높은 지붕각의 지붕에 주로 적용하는 재료이다.  게스트동의 지붕각이 50도 이니  적용하기 적합하다. 시공은 까다로웠지만 결과는 말이 필요 없이 묵직하고 고풍스럽다.




처마-낮고 길게

처마는 되도록 낮고 길게 하고 싶었다. 건축주도 처마 밑에서 석양 바라보며 차 한잔할 여유있는 공간을 원하셨다.  하여 법이 허용하는 최대치로 처마를 내었다. 프레이리 스타일의[Prairie Style] 오마주.

처마 끝에 처마판을 없애고 징크판으로 날을 살리도록 마감을 정리했다.  날을 세운 처마는 수평으로 이어져 벽체와 만난다.  가로로 넓은 거실 창은  처마하단에서 직접 붙도록 하였다.  조적 인방을 그렇게 지웠다. 넓은 창호이기 때문에 조적 인방은 아무래도 부담스럽고 꼴사납다.  조적면과 처마, 지붕 끝선 과 창호 등등 연결된 모든 선들이 깔끔하게 정리된다.

비가  오면 여기에 스툴을 놓고 앉아서 내리는 비를 바라본다.  이 공간이 그렇게 정겨울 수 없다.




데크- 콘크리트 플로팅 데크

데크는 전원주택에 없어선 안되는 필수 요소다. 일반적으로 방부목, 합성목재 또는 이페나 멀바우 같은 남방재로 시공하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더 견고하고 추후 관리나 보수가 필요 없는 콘크리트로 데크를 크게 만들었다.  콘크리트로 만드는 이유는 해충과 습기로부터의 이격과 차단이 목적이다. 

3계단의 플로팅 데크로 만들었다. 표면 마감은 콘크리트 폴리싱으로 처리하였다.

 



본동 데크와 마스터동 데크를 연결하는 콘크리트 교량.



내벽-팀버프레임의 새로운 시도

팀버프레임 건축에서는 대체로 기둥을 노출시킨다. 기둥과 보를 브레이스로 연결하면 높은 수준의 전단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45도의 브레이스는 모던한 이미지와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건축주 요구사항으로 기둥과 보를 감추고 벽체를 두껍게 시공하였다. 처음 시도인데 하고나니 정갈한 느낌의 벽체가 만들어졌다. 기능적으로도 벽체가 두꺼워지니 커튼박스 설치도 용이하고 벽체 윗부분에 간접조명 넣을 자리도 충분히 확보된다. 





팀버해부- 씨저스 트러스[Scissors Truss]

팀버프레임 건축의 특징은 같은 단면의 건물도 20개 이상의 프레임으로 설계 가능 하다. 큰 장점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대략 5~6 가지 프레임을 물망에 올려 검토한 후 3가지 프레임을 프레젠테이션 하였다.  

초기 설계안. 퀸포스트 스텐딩 구조.


퀀포스트를  스텐딩 구조,  해머빔 트러스, 씨저 트러스 등 3가지 프레임을 제시하여 씨저 트러스로 결정되였다.  씨져트러스는 중간의 기둥이 없는 비교적 큰 스판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씨져트러스의  여러 부재가 정교하게 짜여 기하학적인 구조를 형성한다. 이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경이로움과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또 이번 프레임에서는 벤트와 펄린으로 천장마감을 끝내지 않고 펄린 위에 추가로 서까래를 두었다. 이렇게 하면 목재가 적층식으로 쌓여 부재를 중첩시키고 실내 천장에 두께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천장 공간은 높은 천정고와 함께 더 깊이 있는 공간이 된다. 


씨져트러스 상세도면


현장에서의 디테일 작업.

이번프로젝트에서는 시공을 진행하며 직접 현장 실측하고, 필요할 때은 스티로폼으로 목업을 만들어가며 작업했다.  설계에서 모든 디테일을 도면화 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모든 시공 디테일은 머릿속에 이미 정해놓고 현장에서 상세 도면을 작성할 예정으로 납품도면은 허가를 위한 최소 도면을 완성 납품 하였다. 나머지 상세 도면은 현장이 개설되고 시공을 해가면 차례차례 완성해 나갔다. 현장에서 실측해가며 만든 도면이니 상세도라고 보기엔 모든 도면이 현치도에 가깝다. 거의 모든 디테일을 상세도면으로 남겼다.  샵드로잉에서 현장 협의도면까지 그 양이 쌓이니 상당한 양이다.  작업을 하며 고민도 원 없이 했고 도면도 원없이 그렸다. 확실히 상세가 충실하면 그에 따른 시공 역시  완성도가 높은 것은 자명하다. 





에필로그.


요즘은 전자기기가 발달하여 핸드폰으로 현장 사진을 찍고 네이버 밴드에 올리며, 당일 작업과 명일 할 일을 몇 자 적는 것으로 작업일지를 대신한다. 좋은 세상이다. 


전심을 쏟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번 양평 공사 기간 중, 피아니스트 임윤찬 군이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았다. 음악에 모든 것을 바친 한 인간의 모습... 예전에 조치훈 명인이 "목숨을 걸고 바둑을 둔다"고 했던 말처럼, 그들의 삶은 한 가지에 모든 것을 바치는 과정이다. 나는 돌이켜보고 반문한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나에게 작업은 무슨 의미인가? 

나에게  작품은 단순한 결과물이 아닌 것 같다. 

열정과 마음의  기록이고 자신의 아름답지만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이번 작품을 묵묵히 후원해 주신 손원 회장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0 0

Subscribe

Tel. 010-3669-4148
Fax. 0504-841-6781
E-mail.

el. 010-3669-4148
Fax. 0504-841-6781
E-mail. barnhouse@naver.coom
Addr. 1579 .   tanhyundong,

 Ilsan seo-gu, Goyang,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