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목구조 목조주택의 또 하나의 제안
작년 2019년 강원도 화천 오음리 하이브리드 팀버프레임 주택 건축에 이어 금년에도 팀버프레임 호사가들이 기억해야 할 만한 또 하나의 하이브리드 팀버프레임 작품이 탄생 예정이다. 현재 실시 설계를 마치고 한창 작업중이다. 공정은 치목과 레이징이 끝나고 아직 지붕 작업이 한창이다. 현장에서 레이징을 무사히 끝내고 그만 몸살이 걸려버렸다. 몇 일 쉬면서 그간의 설계 과정을 복기해 보았다.
하이브리드 팀버프레임은 경량 목구조와 중량목구조의 적절한 배합으로
주택의 주요부인 거실부만 중목구조로 하고
나머지 부분은 경량목구조로 건축하는 중목구조의 절충형이다.
거기에 또 한가지 대안으로 외벽부를 경량목구조로 하고
지붕 부분를 팀버프레임으로 조합하는 형태로
또 다른 대안을 디자인하여 보았다.
최초 기획과 설계부터 하이브리드 팀버프레임을 염두에 두고 설계에 임한 만큼 하이브리드 팀버프레임이라고는 하지만 풀팀버와 맞먹는 중량급의 프레임으로 설계하였다. 완성 되고나면 아마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 한 풀팀버로 이해되는 주택이 될 것이다.
프레임에 대한 해설
네 개의 높은 퀸포스트(고주)가 주택의 핵심부인 거실공간을 만들어낸다. 퀸 포스트의 역활은 건물의 측면 박공에서 이어지는 미드플레이트(중도리)를 받아 반대편 포스트로 연결하고 거기서 다시 이어지는 반대측 박공벽으로 연결시킨다. 또 이 미드플레이의 역활은 커먼래프터(서까래)의 하중을 받아주어 전체 프레임 구조를 스텐딩 스트럭쳐로 만든다. 이런 스텐딩 구조가 되면 지붕경사와 상관없이 서까래를 포함한 모든 지붕하중을 수직하중으로 변환하여 미드플레이트를 거쳐 기둥과 벽체로 흐르게 한다. 다시 말하면 커먼 래프터의 휭하중 과 수직하중 중에서 횡하중을 전부 수직하중으로 전환하게 해준다. 결과적으로 벌어짐 없는 형태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별도의 타이빔 없이 벽체의 벌어짐을 방지한다.
이것은 넓고 긴 경간의 거실 공간을 확보하고자 의도한 것이다. 이런 공간은 동일한 스텐딩구조의 목조건축인 한옥에서 보게되는 대들보의 크기에 비해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목재로 그 이상의 경간을 확보하게 되며 이렇게 만들어진는 공간은 꽤 웅장하게 표현 될 것을 기대하게 된다. 이어서 커먼 래프터는 릿지(용마루보)없이 프레임 중앙에서 서로 만나 T&F (Tongue & Fork Joinery, 열린장부맞춤)로 결합되는데 이 결구는 두개의 오크 팩(참나무 산지)으로 단단히 결합된다. 이 서까래 위로 패시브 주택 규격의 250미리의 SIP패널과 콜드루프 그리고 지붕 마감재가 설치될 것이다.
뺄셈의 미학 , 미니멀리즘
Less is More
Mies van der Rohe
전체적으로 이런 구성의 구조는 내가 좋아하는 구조이며 이는 한국인의 특성상 목구조에 있어서 펄린구조보다는 래프터 구조를 선호하는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먼저 전체적인 구조를 확정하고 나서 엔지니어링과 함께 프레임 설계를 다듬는다.
집이 지어지려면 꼭 필요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벽체와 지붕, 창, 문, 단열, 전기와 설비, ...
하지만 팀버프레임 구조에 있어서 꼭 필요한 요소, 빠지면 안될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팀버프레이머로써 설계에 임하면 어떻게 하면 전체 프레임의 체중을 줄일 수 있을까? 하는 화두를 안고 간다.
팀버프레임을 공부하면서 젊어서 부터 보아온 많은 프레임들... 미주와 유럽여행에서 본 나름 유명한 팀버프레임들 영국의 튜더 스타일, 독일의 농가와 프랑스 프로방스 스타일 그리고 미국의 프레이리 스타일과 크래프트맨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남겨진 수 많은 스타일의 작품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었던 소수의 프레임들 구한말 이준구 가옥의 프랑스식 프레임에서부터 명동성당과 주교관의 지붕틀, 채부동 성결교회의 시저트러스, 신촌역사를 위시하여 왜정시대 지어진 무궁화호 철도역사들, 인천 대한통운 창고, 강화도 조양양직의 공장 트러스 ..서부터 국도변의 이름모를 방앗간들까지 선배 목수님들의 작품을 보면서 지금 내가 디자인 해야하는 프레임이란 어떤 프레임이여야 하나. 결국 시대의 정점인 2020년대 그리고 한국 팀버프레이머로써 우리의 개성은 그리고 독창성은 어디에 있을까? 많이 고민해 본다.
어떤 결론이라는 것은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지만 잠정적인 타협에 이른 결론은 다음과 같다. 솔직해 질 것. 내 실력 껏, 가용한 목재 자원 안에서, 가용한 직공 능력 안에서, 건축주의 예산 안에서, 기능에 충실하며 과시하시 말자 .. 수수해지자, 중량을 줄이자... 그러니 마음이 좀 편해진다. 결론적으로 욕심을 줄이고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면 줄여 나가는 것이 남아있는 것 들을 더욱 여유롭게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 그럼 자네는 한국형 팀버프레임 주택을 해봐 "
마이스터 조창환 교수님은
내게 그렇게 말씀하셨다.
자기 집 설계하듯 마음 껏 설계하세요. .. 어리둥절 할 정도로 고마운 건축주다. 물론 면적과 예산 등 기본적인 기본적인 큰 범주 안에서 진행 하였지만 프레임 디자인에서 집 형태, 레이아웃 .. 외장재, 내장재까지 한번 보여주는 것으로 모든 컨펌이 끝날 정도로 이번 건축주는 내게 모든 것을 일임해 주셨다. 설계를 하다보면 아주 가끔 있는 행운이다. 물론 제약이 없는 만큼 당연히 결과에 대한 책임도 크다. 이럴 경우 가용한 자원으로 최대한의 가치를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한번 더 검토하게 되고 신경도 더욱 쓰인다. 하지만 행복한 작업이다.
이런 경우 나는 언제나 처럼 추상( Abstract ) 하게 된다. 여러 옵션과 가능성을 백지위에 뿌려 놓고 하나씩 지워 나간다. 지우면 안될 때까지 계속 줄여나가다 나중엔 그것마저 지우고 또 다시 살리고를 몇 번 반복하다 보면 확실히 남을 것만 남게 된다. 설계 중간에 오드건축의 최재복 건축사님, 행림건축의 노세효 건축사님 그리고 같이 일하는 정종완 소장 그 외 많은 협력업체로 부터 자문을 받았다. 그런 과정을 통하여 하이브리드 팀버프레임의 최소한의 형식으로 이번 설계는 이루어 졌다. 별 대단한 작품은 아니지만 한국형 팀버프레임의 한 모델을 제시하기위한 나름대로 고민을 품고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지붕 형태를 결정하기 위한 세가지 초안.
인생을 살면서 요즘은 많은 것들을 줄여 나가는 대목이다. 제일 먼저 내 뱃살 부터 줄여야 하고 애들도 장가도 보내고, 살림 살이도 좀 줄이고, 술도 줄이고, 생각도 줄이고... 프레임도 그렇다. 그러니 남는 것들은 더욱 사랑스럽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은 설계도 프레임도 애착이 많이 간다. 현재 프레임은 레이징이 끝났고 한창 현장에서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기대가 크다.
중목구조 목조주택의 또 하나의 제안
작년 2019년 강원도 화천 오음리 하이브리드 팀버프레임 주택 건축에 이어 금년에도 팀버프레임 호사가들이 기억해야 할 만한 또 하나의 하이브리드 팀버프레임 작품이 탄생 예정이다. 현재 실시 설계를 마치고 한창 작업중이다. 공정은 치목과 레이징이 끝나고 아직 지붕 작업이 한창이다. 현장에서 레이징을 무사히 끝내고 그만 몸살이 걸려버렸다. 몇 일 쉬면서 그간의 설계 과정을 복기해 보았다.
최초 기획과 설계부터 하이브리드 팀버프레임을 염두에 두고 설계에 임한 만큼 하이브리드 팀버프레임이라고는 하지만 풀팀버와 맞먹는 중량급의 프레임으로 설계하였다. 완성 되고나면 아마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 한 풀팀버로 이해되는 주택이 될 것이다.
프레임에 대한 해설
네 개의 높은 퀸포스트(고주)가 주택의 핵심부인 거실공간을 만들어낸다. 퀸 포스트의 역활은 건물의 측면 박공에서 이어지는 미드플레이트(중도리)를 받아 반대편 포스트로 연결하고 거기서 다시 이어지는 반대측 박공벽으로 연결시킨다. 또 이 미드플레이의 역활은 커먼래프터(서까래)의 하중을 받아주어 전체 프레임 구조를 스텐딩 스트럭쳐로 만든다. 이런 스텐딩 구조가 되면 지붕경사와 상관없이 서까래를 포함한 모든 지붕하중을 수직하중으로 변환하여 미드플레이트를 거쳐 기둥과 벽체로 흐르게 한다. 다시 말하면 커먼 래프터의 휭하중 과 수직하중 중에서 횡하중을 전부 수직하중으로 전환하게 해준다. 결과적으로 벌어짐 없는 형태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별도의 타이빔 없이 벽체의 벌어짐을 방지한다.
이것은 넓고 긴 경간의 거실 공간을 확보하고자 의도한 것이다. 이런 공간은 동일한 스텐딩구조의 목조건축인 한옥에서 보게되는 대들보의 크기에 비해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목재로 그 이상의 경간을 확보하게 되며 이렇게 만들어진는 공간은 꽤 웅장하게 표현 될 것을 기대하게 된다. 이어서 커먼 래프터는 릿지(용마루보)없이 프레임 중앙에서 서로 만나 T&F (Tongue & Fork Joinery, 열린장부맞춤)로 결합되는데 이 결구는 두개의 오크 팩(참나무 산지)으로 단단히 결합된다. 이 서까래 위로 패시브 주택 규격의 250미리의 SIP패널과 콜드루프 그리고 지붕 마감재가 설치될 것이다.
뺄셈의 미학 , 미니멀리즘
전체적으로 이런 구성의 구조는 내가 좋아하는 구조이며 이는 한국인의 특성상 목구조에 있어서 펄린구조보다는 래프터 구조를 선호하는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먼저 전체적인 구조를 확정하고 나서 엔지니어링과 함께 프레임 설계를 다듬는다.
집이 지어지려면 꼭 필요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벽체와 지붕, 창, 문, 단열, 전기와 설비, ...
하지만 팀버프레임 구조에 있어서 꼭 필요한 요소, 빠지면 안될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 언제부터인가 팀버프레이머로써 설계에 임하면 어떻게 하면 전체 프레임의 체중을 줄일 수 있을까? 하는 화두를 안고 간다.
팀버프레임을 공부하면서 젊어서 부터 보아온 많은 프레임들... 미주와 유럽여행에서 본 나름 유명한 팀버프레임들 영국의 튜더 스타일, 독일의 농가와 프랑스 프로방스 스타일 그리고 미국의 프레이리 스타일과 크래프트맨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남겨진 수 많은 스타일의 작품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었던 소수의 프레임들 구한말 이준구 가옥의 프랑스식 프레임에서부터 명동성당과 주교관의 지붕틀, 채부동 성결교회의 시저트러스, 신촌역사를 위시하여 왜정시대 지어진 무궁화호 철도역사들, 인천 대한통운 창고, 강화도 조양양직의 공장 트러스 ..서부터 국도변의 이름모를 방앗간들까지 선배 목수님들의 작품을 보면서 지금 내가 디자인 해야하는 프레임이란 어떤 프레임이여야 하나. 결국 시대의 정점인 2020년대 그리고 한국 팀버프레이머로써 우리의 개성은 그리고 독창성은 어디에 있을까? 많이 고민해 본다.
어떤 결론이라는 것은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지만 잠정적인 타협에 이른 결론은 다음과 같다. 솔직해 질 것. 내 실력 껏, 가용한 목재 자원 안에서, 가용한 직공 능력 안에서, 건축주의 예산 안에서, 기능에 충실하며 과시하시 말자 .. 수수해지자, 중량을 줄이자... 그러니 마음이 좀 편해진다. 결론적으로 욕심을 줄이고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면 줄여 나가는 것이 남아있는 것 들을 더욱 여유롭게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자기 집 설계하듯 마음 껏 설계하세요. .. 어리둥절 할 정도로 고마운 건축주다. 물론 면적과 예산 등 기본적인 기본적인 큰 범주 안에서 진행 하였지만 프레임 디자인에서 집 형태, 레이아웃 .. 외장재, 내장재까지 한번 보여주는 것으로 모든 컨펌이 끝날 정도로 이번 건축주는 내게 모든 것을 일임해 주셨다. 설계를 하다보면 아주 가끔 있는 행운이다. 물론 제약이 없는 만큼 당연히 결과에 대한 책임도 크다. 이럴 경우 가용한 자원으로 최대한의 가치를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한번 더 검토하게 되고 신경도 더욱 쓰인다. 하지만 행복한 작업이다.
이런 경우 나는 언제나 처럼 추상( Abstract ) 하게 된다. 여러 옵션과 가능성을 백지위에 뿌려 놓고 하나씩 지워 나간다. 지우면 안될 때까지 계속 줄여나가다 나중엔 그것마저 지우고 또 다시 살리고를 몇 번 반복하다 보면 확실히 남을 것만 남게 된다. 설계 중간에 오드건축의 최재복 건축사님, 행림건축의 노세효 건축사님 그리고 같이 일하는 정종완 소장 그 외 많은 협력업체로 부터 자문을 받았다. 그런 과정을 통하여 하이브리드 팀버프레임의 최소한의 형식으로 이번 설계는 이루어 졌다. 별 대단한 작품은 아니지만 한국형 팀버프레임의 한 모델을 제시하기위한 나름대로 고민을 품고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지붕 형태를 결정하기 위한 세가지 초안.
인생을 살면서 요즘은 많은 것들을 줄여 나가는 대목이다. 제일 먼저 내 뱃살 부터 줄여야 하고 애들도 장가도 보내고, 살림 살이도 좀 줄이고, 술도 줄이고, 생각도 줄이고... 프레임도 그렇다. 그러니 남는 것들은 더욱 사랑스럽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은 설계도 프레임도 애착이 많이 간다. 현재 프레임은 레이징이 끝났고 한창 현장에서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기대가 크다.